제가 사는 미국 Los Angeles는 다양한 인종이 섞여서 살고 있습니다. "'인종의 용광로 - melting pot' 이라는 미국에서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서서히 감지되는 미묘한 조짐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국민들이 흑인계통인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일이나, 아니면 보수성향이 강한 Orange County의 Irvine 시에서 한인 강석희 시장이 당선된 뉴스등은 그 단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Irvine이나 강석희 시장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한 번 다루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주지의 사실과 같이, 도시계획은 그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게 되어있습니다. 사회가 변하는데 도시계획이라고 따로 버팅길 수 없다는 말이지요.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움직임이 Latino Urban Planning 이라는 개념입니다. 

보통 중남미계라고 부르는 Latino 들은 Los Angeles 소수인종분포에서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LA 시장으로 Antonio Villaraigosa를 당선시킬정도로 막강한 수를 자랑합니다. 물론, 그 중에는 도시계획 관련 종사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 예로, 저희 사무실 같은 경우에는 중남미계가 약 1/3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숫자가 많아지면 뭉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이 Latino Urban Planner 들이 모여서 만든 것이 Latino Urban Forum 이라는 단체입니다. 이 중에서 제일 유명한 Planner가 바로 James Rojas 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얼마나 유명하냐구요? Planetizen에서 선정한 Top 100 Urban Thinkers 중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사람입니다. (참고로 동양계는 한명도 없습니다) 

이 사람이 주창하는 Latino Urban Planning의 내용을 살짝 볼까요? (http://www.pcl.org/projects/2008symposium/proceedings/Rojas.pdf 을 보시면 더 잘 나와있습니다)
  • 모든 인종들 중에서, 가장 보행을 많이 하고 (많이 걷고), 대중교통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종은 Latino 다.
  • Latino 들은 Latino 만의 Urban Design Element 들이 있다 (Mural - 벽화, 간판 외양, 건물양식 등..)
  • 마당 구성
이 중에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이 마당 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도시계획-조닝 규정은 전통적으로 앞마당보다는 뒷마당을 강조해 왔습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 Latino Urban Planning 이 주창하는 것은 다름아닌, "우리 문화에서는 이웃과 손쉽게 소통할 수 있는 앞마당이 더 중요하니, 앞마당을 더 강조하는 옵션도 만들자" 입니다. 흥미롭지요? (http://www.pcl.org/projects/2008symposium/proceedings/Rojas.pdf 의 29페이지부터 나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강조하는 현대 미국의 공공정책 흐름과 맞물리면서 이 운동이 상당한 울림을 지어내고 있습니다. 현재로는 이 다양성을 존중해서, 그동안 지켜왔던 조닝규정을 단기간에 바꿀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멀지 않은 미래에 중남미계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법규를 수정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아시아계 플래너들도 이런 움직임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만, 아직 그런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자.. 그럼 한국으로 시선을 돌려볼까요? 한국의 도시계획은 어떤가요??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차치하고서라도, 외국인 노동자가 몰리고 있는 영등포나 구로공단 일대에 방글라데시나 인도네시아 출신 거주자들이 자신의 문화와 취향을 반영한 도시계획을 추진한다면, 한국 사회는 그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가나요? 아니 그냥 한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나요? 아니면 '여기는 한국이니 한국식대로 해야한다' 라고 할까요? 

한번 생각해 볼 문제 아닐까요? 

뱀다리 1 - 사실, 저는 James Rojas를 여기저기서 몇번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대면해서 보면 살짝 '짜증나는' 스타일입니다. 엄청 바쁜 척 하고, 자기보다 영향력이 없는 (저 같은)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면 1분도 못 가서 온 몸으로 딴청을 피우는 스타일이지요. 거기에, 이 포스팅에 첨부한 PowerPoint는 몇년째 같은 내용입니다. 그래도, 꾸준히 밀어붙이는 능력은 탁월한 것 같더군요. 

뱀다리 2 - 뱀다리 - 도움이 되셨나요?? 혹시 그러시다면 옆의 구글 안내글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시겠어요? 블로그 운영에 많은 도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하린/가빈대디 하린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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