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유학 관련 포스팅을 적어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좀 늦어지게 되었네요. 넒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오랜만에 한번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써왔던 각고의 과정을 거쳐 바야흐로 여러분이 청운의 꿈을 펼치기 위해 왕림하실 학교를 선택하셨습니다. 그럼 그 다음에는 뭘 해야 할까요? 뭘 어떻게 준비해야 여러분의 도시계획 유학생활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을까요? 

저는 먼저 그 학교가 위치한 community에 대한 지식을 쌓으라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거듭말씀드리다시피, 제가 생각하는 도시계획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의 도시생활속에서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산물입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세종시, 혹은 청계천만 앵무새처럼 외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지역에 따른 특색이 강한 미국에서의 도시계획은 필.연.적.으.로. 그 도시의 특색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앞서서 언급했던 Latino Urban Forum (http://uplanning.tistory.com/20)같은 단체는, 바로 이 LA가 지리적으로 멕시코에 가깝고, 또 중남미계 소수인종이 밀집해서 사는 도시라는 특색에서 비롯한 바가 매우 큽니다. 그러기에 사뭇 당당하게 자신들의 가치기준을 미국의 '주류' 사회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와 유사한 이야기들을 Boston이나 Charlotte 에서 찾아보기는 상당히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도시계획은 자신이 위치한 지역의 역사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반쪽짜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학생들에게는 이 문제가 더 예민할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릴까요..? 첫 학기, 어떤 수업에 들어갔을때, 처음으로 나눠주었던 in-class debate의 주제가 바로 'El Toro Air Base' 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중에서 이 공군기지가 뭔지 아시는 분은 많지 않으시겠지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게 어디 있으며, 왜 이게 중요한 이야기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지요. 한국에서 미국에 도착한지 2주일이 안된 유학생이 어떻게 "El Toro 기지는 Irvine 근처에 있는 옛 미 해병대의 전투기기지였다. 1999년 기지폐쇄가 결정된 후, 상용공항으로의 전환, 혹은 주택지를 포함한 공원으로의 용도 여부를 놓고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는 사실을 알았겠습니까? 그랬으니, 제 주장은 못하고, 그저 교수가 유도한 방향으로만 앵무새처럼 되뇌일 수 밖에 없었던 거지요. 

또 있습니다. 다른 수업을 들어가면 교수가 Valley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 처음에는 그 Valley 가 뭔지 몰랐습니다. 교수가 "내가 Valley를 개발 할 때, 그 자문 역할을 맡았었는데.. 그때는 뭐가 이랬고 저랬고.." 이러면, 그게 뭔 소린가... 하고 멍하게 앉아있었지요. 멍청했던 것이, 손 들고 "도대체 그 Valley 라는게 어디입니까?" 라고 진작에 물어봤었다면 그게 바로 5-60 년대에 신도시 개념으로 LA 인근에 대단위로 개발했던 San Fernando Valley (http://en.wikipedia.org/wiki/San_Fernando_Valley) 라는 걸 알 수 있었을 텐데요. 한국의 한학기 등록금에 버금가는 4천 달러, 약 400만원, 이나 하는 과목의 수업에 앉아 있으면서도 제대로 이해조차 못하고 멍~ 하게 앉아있던 제 자신이 얼마나 한심스러운지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일단 진학하실 학교가 결정되면, 꼭 그 학교가 위치한 도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오시라는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 USC나 UCLA로 진학하실 예정이시라면, Los Angeles에 대한 공부를 따로 하시라는 말씀입니다. 거창하게 말해서 공부이지만, 여행 가이드라도 하나 구하셔서 그 도시와 주변 위성도시들의 개략적인 위치나 정보만이라도 가지고 오시는 것이 좋을 거라는 말씀입니다. 

만약 여행서적으로 성이 차지 않으신다면, 그 도시의 유력신문 웹사이트(LA경우에는 Los Angeles Times)에 하루에 한번이라도 접속하셔서, 최신 뉴스를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거기서도 성이 차지 않는 다면, 그 해당 도시의 역사를 기록한 책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겁니다. LA같은 경우에는 Mike Davis의 City of Quartz 나 Bill Fulton의 Reluctant Metropolis 가 좋겠네요. 아... 제가 알기로는 둘 다 한국어 번역판은 나오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영어공부도 하실 겸..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정말로 시간이 남으신다면!!!! "The Big Green Book" 이라고도 부르는 "The Practice of Local Government Planning" 이라는 책도 좋습니다. 장담합니다만, 정말 영어공부 제대로 하실겁니다. 


Posted by 하린/가빈대디 하린대디